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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추억

술살이 잔득붙어서 모습이 점점 흉측하게 변해간다.

아... 술이 문제가 아니다.

잦은 야근과 스트레스 찌푸린 인상과 한숨이 내 모습을 이리 변하게 만든것일거다.


지쳐있고 쳐진어깨는 매력이 없다.

한숨과 의기소침해있는 모습은 주변까지 힘들게 만든다.

그때도 그래서 떠났을거다.

...

 

언젠가 술취한 사람이 내뱉는 말은 참일까 거짓일까에 대해서 고민한적이 있었다.

만취했다는건 그만큼 복잡한 연산이 어렵다는 것이고

보다 복잡한 계산없이 나온 것이기에 "진짜"일 확률이 높을거다.' 라는 답을 내렸었다.

 

"의기소침해 있지마. 보는 내가 힘들어..."

뭐~ 결과적으론 그냥 했던 말이지만 지금까지 들어봤던 말중엔 가장 힘이되는 말...

/

 

쓰고싶은 얘기가 있었는데 생각나질 않는다.

 

여자.

오랜만에 여자얘기나 해볼까... ㅎ

여자친구는 고등학교때도 있었지만... 풉...

호기심의 대상... 그냥 그정도 였던것 같다.

 

고2 여름이었나...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고 그냥 뜨뜨미지근하게 만나는 아이였는데 가출해서 우리 동네로 찾아온적이 있었다.

같이 밥먹고 비디오방에서 영화한편 보고 그렇게 그곳에 재우고 나는 집에 돌아왔다.

천안인가 어딘가 친구집에 간다는 얘기를 들었었고~

며칠뒤 그친구 어머님께서 삐삐로 호출을 했더랬다. "현선이 엄만데. 집앞으로 나와라..."ㅎ

정말로 정말로~ 잘못한것도 없는데 어찌나 떨리던지~ㅋ

밤12시에 그친구 어머님과 만나고~ 이것저것 얘기를 했더랬다.

얘기를 들어보니 남자문제로 가출을 했던거였고, 나와는 무관한 일이란걸 증명하는데 세시간이란 시간이 소요되었다.

잘못한것도 없었는데 죄송하다고 빌었던것 같기도 하고...ㅋ

그렇게 그 아주머니와 몇번의 미팅이 더 있었고

학교와 집에 알리겠다는 협박에 못이겨 여자애와 거짓 약속을 정하고 어머님께 넘겨드렸더랬다.

물론 나는 학교에있었고 약속장소에는 경찰과 어머님이 마중을 나갔더랬지.

ㅎ...

여자애는 무사히 귀가되었고

그 후로도 여자애와 그 어머님과 연락은 있었지만, 집에 놀러오라고 초대도받고 그랬지만...

무서워서 연락을 피했었다.

그 아줌마 정말 무서웠...ㅋ

그렇게 몇개월쯤 지나서 자연스레 연락은 끊기게 되었고...

지나고보면 아무것도 아닌 얘기인데 당시에는 2~3개월을 안절부절하며 보냈던것 같다.

 

내친김에 재현이...

내가 학생때는 700-7979 뭐 이딴번호~ 그걸로 사람을 만나곤 했더랬다.

지금처럼 상업적이지 않았고 정말로 순수하게 남자, 여자가 자기소개와 삐삐번호를 남겨놓으면 그걸 듣고서 연락하는...ㅋ

뭐~ 그런 시스템의 것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때 그걸로 처음 만난여자가 재현이다.

남자이름. 키가 173cm에 나이는 나와 같았지만 학년은 한학년 낮았더랬다.

학교도 노는 애들이 다니는 학교였었고~ 암튼 노는 친구였다.

걔는 내가 착하고 귀엽다 좋아했었고, 나는 남자처럼 시원시원한 녀석이 좋았더랬다.

녀석과는 고3때까지 연락이 오갔는데 녀석이 내게 보내준 편지만 100통이 넘는다.

사귀는 사이는 아니었고 정말 허물없이 터놓고 얘기하는 친구였다.

이성간이었지만 말이 잘 통하는 녀석. ㅎ

이성에대한 호기심이 왕성할때였던지라 녀석에게는 정말 이것저것 많이도 물어봤었다.

여자꼬시는 방법부터 여자를 대하는 처세술까지...ㅋㅋㅋ

사건이 한번 있었더랬는데

음성메세지와 번호남기는 기능밖에 없는 삐삐가 문자메세지 서비스를 지원할 무렵이었다.

나는 냉큼 신청을했었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 "사랑해"라는 문자한통이 와 있었다.

당시 사귀던 여자애한테 온건가싶어서 음성메세지를 확인해보니 "재현이...ㅋ

녀석이 또박또박 끊어서 사.랑.해" 라고 말하곤 끊었더랬다.

그 서비스라는게 사람이 말을하면 중간에서 통신원이 그걸듣고 타자로 찍어서 보내주는 그런 서비스 였던것으로 기억하는데

녀석은 사람이 말을하면 기계가 그걸 판독해서 문자로 보내주는... 뭐~ 그런것 쯤으로 생각했었나보다.

당연히 자신이 남긴 음성은 내가 듣지도 못하고 문자만 확인 가능할것이라 생각했을테고...

풉... 어찌나 웃었던지.

바로 녀석에게 전화걸어서 한참을 놀렸더랬다.

당황하면서 설레여보라고 장난쳤다는 녀석...

ㅎ~

 

대학교에 들어가고 여기저기 술먹으러 다니다가 녀석과는 연락이 끊겼다.

한참이지나서 편지도 보내보고 녀석의 이모님께 전화해서 소식을 물었지만 가출했다는 얘기만~

군대 있을때도 몇 번 편지를 보냈더랬다.

군대 제대후 집이 이사를하고 전화번호가 바뀐 후에도 편지를 보냈더랬다.

언제였지... 20대 중반쯤엔가 연락이 한번 닿았는데 시집가서 그닥 행복하지 않게 살고있다고 했었다.

그리고 연락하기 힘들것 같다고... 잘 지내라는 말을 했던것 같다. 

이 부분은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 그냥 그랬던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던 이성이었다.

지금도 가끔 생각나고 소식이 궁금한...

녀석과 만났던 횟수는 단 한번.

처음 만나서 친구먹고 그후로는 전화와 편지만...ㅋ

한번 만나자 만나자 약속만 정하고 몇년이 흐르도록 만나지는 못했더랬었다.

하지만 얼굴은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집에는 아직 사진도 있고...ㅎ

쓰다보니 더 보고싶다.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

그때 만났던 사람이 내 첫사랑이다. 그리고 짝사랑이었고~

힘들다. 이얘긴 다음에 생각나면 하기로하고~

오늘일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