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부터 어지러이 올려지진 않았을게다.
비바람을 타고 시간이 지나 나름의 자리들을 잡았을거다.
필요에 의해 올려졌고 지금도 필요에 의해 존재하는 것들이다.
요렇게 생각하고 바라보면 정돈되지 않은 모습들도 꽤나 멋스럽게 다가온다.
#2.
답답하리 만치 빼곡히 들어선 집들과 구불구불 이어진 좁은 골목들.
#3.
벗겨진 페인트도 녹슨 철물들도 어색하지 않은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동네.
#4.
전깃줄과 빨랫줄
#5.
한복 차려입은 아주머니 덕분에 한층 더 정겨워진 골목
#6.
마주한 대문과 창문들
깨질까 젖어 어지러워질까 빌닐봉지에 곱게담아 내놓인 연탄재.
높은 언덕과 좁은 골목에 운전이 쉽지만은 않을것같은 빨강 오토바이.
그래도 서울임을 알려주는 방범살 등등...
#7.
무채색의 콘크리트와 대조적이던 진분홍 코트
#8.
필요 없어짐에 허울어질 준비를 하고있는 아파트.
이제는 누군가의 놀이터가 된 옥상.
#9.
왜???
#10.
다른 사람의 시선을 훔쳐 담아본 프레임.
모처럼만의 우중출사
생각보다 많이내린 비 때문에 신발도 바지도 흠뻑 젖었지만
정자에 앉아 플라스틱 슬레이트에 부서지는 빗소리 들으며 멍때리는 기분은 단연 최고였다 ^^
회색빛 하늘도
날씨덕에 사람보기 힘들었던 조용한 동네도.
모든게 좋았던 하루.